「 기본정보 」
제 목 서울의 봄
감 독 김성수
개 봉 2023. 11. 22
상영시간 141분
출 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하고 있다. 10.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된 이후 권력에 눈이 먼 전두광 보안사령의 반란군 세력과 이에 맞서 싸우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필두로 한 정부군 간의 긴박했던 9시간을 영화화하였다. 오랫동안 숨겨져 왔던 그날의 이야기, 그래서 더 궁금한 그날의 이야기를 가슴 아프게 마주했다.
「 등장인물 」
전두광(황정민 역)
- 10.26 사건의 합동 수사 본부장. 반란군의 수장이자 군부 사조직 하나회의 수괴로 뛰어난 조직 장악력을 앞세워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악행을 서슴치 않는 악랄하고 야비한 인물로 군사 반란이 성공한 후 대한민국을 지배하게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 역의 모티브가 되었다.
이태신(정우성 역)
- 수도 경비 사령관. 공사 구분이 확실하고 원리원칙주의자인 참된 군인으로 묘사되며 전두광을 견제하고자 정상호 총장의 선택을 받아 수도경비 사령관에 취임하게 된다. 반란군을 막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끝내 반란이 성공하게 되며 보안사로 끌려가 고초를 겪는다. 모티브가 된 인물은 당시 장태완 수도 경비 사령관이다.
정상호(이성민 역)
- 육군 참모 총장이자 계엄 사령관. 전두광이 정치에 개입하며 권력욕을 드러내자 이태신을 수도경비 사령관으로 임명하며 전두광을 견제하고자 한다. 그러나 전두광이 정총장을 납치하며 반란이 시작된다. 당시 정승화 육군 참모 총장이 이 역의 모티브가 되었다.
노태건(박해준 역)
- 제9 보병 사단장이자 전두환의 가장 믿을만한 친구. 적극적이며 화끈한 성격인 전두광과 달리 다소 소심하고 수동적인 인물로 군사 반란 중에는 2인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반란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기여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이 역의 모티브가 되었다.
김준엽(김성균 역)
- 육군 본부 헌병감. 무능한 육군 지휘부 내에서 유일하게 유능한 인물이었으나 상관들의 무능과 우유부단함 때문에 대부분의 의견들이 묵살당하면서도 장관과 참모까지 모두 도망간 육군본부 벙커를 끝까지 지키다 반란군에게 체포된다. 당시 김진기 육군 본부 헌병감이 모티브가 되었다.
「 줄거리 」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하고 비상국무회의가 의결되어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된다. 계엄사령관으로 육군참모 총장 정상호(이성민)가 임명되고 계엄법에 따라 국군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소장을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임명하여 대통령 시해 사건을 조사하도록 한다. 정국이 혼란에 빠지자 전두광은 모든 정보를 독점하며 각 정부부처 차관들을 제멋대로 부리고 청와대 비밀금고에서 나온 돈 9억 원을 유용하는 등 도를 넘는 행동을 벌인다. 이런 행위를 곱지 않게 보던 정총장은 전두광과 그의 무리 하나회를 견제하기 위해 이태신(정우성)을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임명하려 한다. 전두광은 원리 원칙을 지키고 공사 구분이 확실한 이태신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자신의 친구인 노태건(박해준)을 추천하지만 정총장은 '인사권은 참모 총장 고유 권한'이라며 딱 잘라 거절하고 하나회를 뿌리 뽑기로 마음먹는다. 그리하여 하나회의 핵심 인물인 전두광, 노태건을 각각 동해안경비사령부와 제56보병사단으로 보직이동 시켜 좌천시키려 국방장관에서 건의하고 이 계획은 이내 전두광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소식을 전해 들은 전두광은 친구 노태건을 자택으로 불러 계엄사령관 정총장에게 거짓 혐의를 씌워 체포할 것을 제안하고 노태건은 당혹스러워하다가 끝내 마음을 돌려 반란계획에 동참하고 만다. 한편 정총장의 긴 간청 끝에 수도경비사령관직을 수락한 이태신은 취임즉시 하나회의 통제를 받고 있는 부대를 파악하기 시작하고 그 세력이 예상보다 넓게 퍼져있음이 드러난다. 노태건과 함께 하나회를 자신의 자택으로 불러 모은 전두광은 '계엄사령관 체포 작전'에 동참할 것을 종용하고 결국 새 내각이 들어서기 전 12월 12일을 거사의 날로 정한다. 거사 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육군특수작전사령관 공수혁, 육군 헌병감 김준엽 준장의 손발을 묶어두려 전두광이 동해경비사령부로 가기 전 마지막 식사대접을 한다며 이들을 초대해 놓고 하나회 일당들은 제30 경비단에 집결한다. 계엄사령관 체포에 대한 최한규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동시에,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정상호 총장을 납치하는 계획이었다. 대통령을 만난 전두광은 계엄사령관을 즉시 수사해야 한다며 정 총장 구속에 대한 재가를 요청하지만 원칙주의자인 최 대통령은 아무리 급한 사안이라도 국방장관과 함께 정식 절차를 걸쳐 오라며 재가를 거부한다. 같은 시각 정 총장을 체포하기 위해 정총장의 공관에 있던 보안사 인원들은 정총장이 거짓말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자 총격전을 감행하고 정 총장을 납치한다. 공관을 경비하던 해병대들과 반란군 간의 총격이 벌어지고 그 혼란을 틈타 정총장을 차에 태워 도주하는 데 성공하고 난데없는 총격전에 근처 국방부장관 공관에 거주하던 오장관은 잠옷바람으로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어디론가 도망간다. 그 시각 연희동에서 전두광을 기다리던 이태신은 수상함을 느끼던 차에 참모총장의 공관에서 총격전이 발생했고, 정 총장이 납치되었다는 보고를 들은 세 장군은 각자 자신들의 부대로 서둘러 복귀한다. 이때부터 반란군 무리와 국가를 지키려는 이태신, 김준장을 비롯한 몇몇 참 군인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지만 매번 군에 넓게 자리 잡고 있는 하나회 무리들의 반격과 방해공작과 무능한 우두머리들의 헛발질이 계속되며 반란군의 반란은 실패할 듯 실패하지 않고 끝내 성공에 이른다. 마지막 홀로 혈혈단신으로 반란군 진영 앞에 선 이태신은 철조망 너머의 전두광을 향해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라는 말을 뱉으며 체포된다. 5.16 군사정변 이후 대한민국의 깊고 어두운 밤은 박대통령의 서거로 막을 내리는 듯하였으나 또 한 번 반란군이 승리함으로써 짧은 서울의 봄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 감상평 」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 어렴풋이 내용을 알고 보았음에도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고 본 영화였다. 누구 하나 부족하지 않았던 배우들의 열연도 좋았고 역사적 사실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 감독의 노력도 느껴졌다. 더러운 욕망에 눈이 먼 반란군의 승리를 보며 절망감이 들고 우유부단하고 무능력한 똥별들의 행태는 한숨만 나왔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수경사, 헌병감, 특전사들의 이야기에서는 깊은 감사와 울림을 느꼈다. 반란의 성공 이후 반란 주도자들이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후일담이야 말로 새드엔딩의 정점이 아니었을까. 따뜻한 자유의 봄날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그 봄날이 그냥 온 것이 아님을... 근현대사의 아픔이 재현되지 않도록... 오래오래 기억해야겠다.